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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회사 단톡방에 실수로 사적인 메시지를 올린 사람을 본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유명 연예인이 SNS에서 맞춤법을 틀려 논란이 된 뉴스를 보며 ‘나보다 못하네’라고 생각해본 적은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거나 묘하게 기분이 좋아졌다면…
‘어? 나 너무 못된 거 아냐?’ 혹은 ‘혹시 나 싸이코패스인가?’ 같은 생각이 드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감정은 사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꽤 흔한 심리 현상입니다.
바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감정입니다.
독일어로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기쁨’을 뜻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왜 타인의 실패를 보고 기뻐하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이 감정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샤덴프로이데란 무엇인가?

‘샤덴(Schaden)’은 피해, ‘프로이데(Freude)’는 기쁨이라는 뜻의 독일어입니다.
이 두 단어가 합쳐져 **“타인의 불행에서 느끼는 기쁨”**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되었죠.
이 단어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 독일 문학과 철학에서 등장했으며, 당시에는 인간의 감정 복잡성을 표현하기 위해 이런 단어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샤덴프로이데라는 감정은 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고대 로마의 글라디에이터 경기를 떠올려보세요.
사람들은 전투에서 패배하는 검투사를 보며 환호했고, 상대가 쓰러지면 열광했습니다.
이처럼 남의 패배를 통해 쾌감을 느끼는 모습은 인류 역사 곳곳에 등장합니다.
기독교 성경의 잠언 24장 17절에도
“네 원수가 넘어질 때 기뻐하지 말며, 그가 엎드러질 때 즐거워하지 말라”
는 구절이 있을 정도니까요.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감정을 경계할 필요를 느껴왔던 것이죠.
우리는 왜 타인의 실패를 즐길까?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걸까요?
여기엔 여러 가지 심리적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1. 상대적 우월감
인간은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자존감을 유지합니다.
자신보다 잘난 사람이 실수하거나 실패하면, ‘나는 저 정도는 아니야’라는 안도감이 생기죠.
2. 경쟁 본능
같은 집단 내에서 타인의 실패는 나의 상대적 승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건 인간이 본능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3. 불확실성 해소
불안한 세상에서 남의 실패를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받게 됩니다.
상대적인 안정감을 주는 거죠.
4. 인정 욕구
타인의 실패를 통해 ‘나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이건 우리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보이는지 끊임없이 신경 쓰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이 감정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이 감정은 단순히 개인의 감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회 전체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긍정적인 효과
- 사회적 규범 강화: 권력을 남용하던 인물이 처벌받을 때, 우리는 샤덴프로이데를 느끼며 ‘정의가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집단 결속력 상승: 스포츠 경기에서 상대 팀이 질 때 느끼는 통쾌함은 우리 팀의 단합을 이끌어내기도 하죠.
- 집단적 스트레스 해소: 실수 모음 영상이나 방송사고 장면들이 웃음을 유도하는 것도 이 감정의 작용입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 사회적 분열: 선거 후 패배한 후보를 조롱하는 댓글, 혐오 발언 등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 공감력 저하: 반복되는 조롱과 비난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점점 약화시키죠.
- 신뢰 붕괴: 조직 내에서 실수를 조롱하는 문화는 팀워크와 협업을 해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샤덴프로이데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 건강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자기 성찰의 기회로
남의 실패를 보며 ‘나였다면 어땠을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세요.
2. 공감의 기회로
‘나도 저런 적 있었는데…’ 하며 비슷한 경험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성장의 자극으로
“방심하면 나도 실수할 수 있어”, “더 발전하자”는 생각으로 전환해보세요.
비교와 조롱보다 중요한 건 나의 성장입니다.
마무리하며
‘타인의 실패를 즐기는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이 감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회를 갈라놓을 수도 있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타인의 실패를 보고 죄책감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