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인사는 왜 악수가 되었을까?

악수는 두 사람이 서로 한 손을 건네어 잡는 행위로,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인류 공통의 인사 방법이에요.
나라마다 인사 법이 다 다르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인사를 악수로 하는 장면은 뉴스로도 정말 쉽게 볼 수 있죠.
악수가 너무 익숙해 보여서인지, 공식적인 자리에서 둘이 만나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고 생각하면 그림이 조금 이상하죠.
어쩌다가 악수가 대표적인 인사 방법이 되었을까요?
 
우리나라는 인사를 할 때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모두들 아실 거예요.
일본도 우리나라와 인사법이 비슷하죠.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나라마다 인사법은 생각보다 다양한데, 간단하게 몇몇 나라들의 인사법을 볼게요.

홍이(hongi)라고 알려진 뉴질랜드 전통적인 마오리 인사는 코와 이마를 동시에 상대방의 이마에 대고 하는 인사예요.
나마스테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인도에서 하는 인사인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자세로 손가락이 위를 향하게 하고 약간 고개를 숙이는 방식이에요.
 
몽골은 서로를 껴안고 상대의 몸 냄새를 맡는 게 인사 방법이에요.
 
‘마노’는 필리핀의 인사로 어른들의 손을 잡고 이마에 손을 대며 인사해요.

미얀마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윗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팔짱을 낀 채로 얘기를 듣는데요.

아르헨티나는 상대방의 오른쪽 볼에 대고 가볍게 키스하고, 우크라이나는 왼쪽, 오른쪽, 왼쪽으로 세 번 키스를 해요.
 
유럽은 인사로 볼 키스를 하는 나라가 생각보다 많아요.
 
티베트 혀 내미는 것이 인사법이라고 해요.
 
이렇게 다양한 문화에 다양한 인사법이 있고, 악수와는 거리가 멀죠.
그런데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악수를 해요.
악수는 어떡해 시작되었을까요?

악수는 수천 년 동안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지만 그 기원은 다소 불분명하다고 해요.
고대 바빌론에서는 신성한 힘이 인간의 손에 전해지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통치자가 성상의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고대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인사법을 그의 장군들에게 가르쳤어요.

그리고 중세 시대 때 기사들이 칼을 차고 다니곤 했는데 적을 만났을 때는 오른손으로 칼을 빼 들어서 적의를 표현했지만,
상대방과 싸울 의사가 없을 때에는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른손을 내밀어 잡았고,
이것이 악수의 유래가 되었다는 것이 가장 신빙성 있는 얘기예요.
그리고 악수 중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작은, 소매에 숨겨져 있을 수 있는 칼이나 단검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해요.
악수는 선의를 보이기 위한 행동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자신이 무기를 손에 쥐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추측되고 있어요.
이 점 때문에 이 시대에는 본래 무기를 들고 싸우지 않은 여성은 악수를 하지 않았어요.
 
또 다른 설명으로는 악수는 맹세나 약속을 할 때 선의의 상징이었다고 말해요.

공식 인사는 왜 악수가 되었을까? 2

기록으로 보면 가장 오래된 공식적인 자리 악수는 아시리아 왕 샬마네세르 3세가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바빌론 왕Marduk-zakir-shumi 1과 악수하는 것을 묘사한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 부조예요.

역사학자 월터 버커트는 “합의는 말로 빠르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이는 무기가 없는 열린 손이 서로를 향해 뻗치고 악수할 때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어요.

서사시인 호메로스는 그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서 악수를 여러 번 묘사했는데, 대부분은 약속과 신뢰의 표시와 관련이 있었어요.
악수는 기원전 4세기와 5세기 그리스 장례 예술에서 우정과 충성의 상징으로 자주 사용되는 주제이기도 했어요.
그리스의 장례 예술, 묘비에는 죽은 사람이 가족과 악수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마지막 이별이나 산 사람과 죽은 사람 사이의 영원한 유대를 의미해요.
한 쌍이 꼭 잡은 손이 로마 동전에도 있을 정도예요.


고대 세계에서 악수는 맹세, 약속, 싸울 의사가 없을 때 등 여러 의미가 있었지만, 인사로 악수를 사용하는 것은 최근의 현상이라고 해요.
일상적으로 인사할 때는 지금도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일상적으로 볼 키스를 하는데, 볼 키스의 기원을 추측해 보면 유럽에서 성경에 나오는 거룩한 키스, 거룩한 입맞춤이 초기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인사가 되었고, 가톨릭 의식의 중심이 되었다고 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술 대 입술 인사가 볼에 키스하는 것으로 발전했고요.
 
일부 역사가들은 영국에서 시작된 17세기 퀘이커 교도의 평등주의, 평화주의 운동 때문이라고 말을 하는데,
모자를 숙이거나 기울이는 인사도 있었지만, 이것보다 퀘이커 교도에서 서로 마주 보며 악수하는 모습이 더 평등한 대안으로 보여 대중화되었다고 해요.
1800년대에는 예절, 에티켓 매뉴얼에 종종 적절한 악수 방법에 대한 지침이 있었을 정도였어요.
 
강대국인 미국이 인사로 악수를 하는 만큼 공식적인 자리에서 악수가 인사하는 방식이 되었다는 말도 있어요.


가장 평등한 인사가 서로를 마주 보며 악수하는 것이라고 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상대방을 만나면 가장 처음에 악수부터 시작하는 게 이제는 당연해졌어요.
 
 
 
친구들끼리 인사할 때 추억을 맞대거나, 팔꿈치를 맞대는 악수를 본 적 있을 거예요.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 터지면서 악수 대안으로 더 많이 쓰게 된 악수법인데, 
먼 미래에 사회가 변하면 인사법이 또 안 달라지는다는 법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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