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중고등학교, 여자 중고등학교는 있지만 대학교 중에서는 남자만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은 없어요. 하지만 여자만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은 있죠.
동등한 조건에서 여자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더 많은 셈이죠. 이런 이유로 성차별이 아니냐는 말까지 간혹 나오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왜 여대는 있는데 남대는 없는 걸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여대는 미국의 교육자이자 기독교 감리교회 선교사인 ‘메리 스크랜튼’이 설립한 이화학당이에요. 1886년 메리 스크랜튼은 서울 중구 정동의 자택에 여학생들을 모아 여성 교육을 시작했어요. 이후 1년 뒤 1887년 고종 황제에게 ‘이화학당(梨花學堂)’이라는 이름을 받아 여성 교육 기관을 운영하게 되었죠. 이화학당은 지금의 이화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의 전신체예요.
그렇다면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요?
미국에서는 주로 남자에게만 문호를 개방했어요. 따라서 대학에 다닐 수 없었던 다수의 여자들에게도 고품질의 고등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1800년대 중반에 여대를 설립했어요. 이전까지는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여자들이 많았지만 거의 모든 대학에서는 남자만 받아들였어요. 1835년 이전에는 미국의 어떤 대학에서도 여성을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해요.
미국 오하이오의 오벌린 칼리지는 1833년 설립된 최초의 남녀공학 대학으로, 여자와 흑인을 입학시킨 최초의 고등 교육 기관이에요. 이외에도 1836년 설립된 조지아의 웨슬리언 대학교는 여성에게 학위를 수여한 최초의 여자대학교로 알려졌죠. 이처럼 여자대학교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한 결과, 한 세기가 넘는 동안 여대가 번성하게 되었어요.
많은 아이비리그 기관에서 여학생의 입학을 거부했던 1960년대에는 미국 전역의 230개 여대에서 학부 및 대학원 학위를 수여했죠. 여대는 미국의 많은 여성들에게 대학 학위의 주요 경로가 되어 주었어요.
시간이 흘러 대부분의 여성이 남녀 공학 교육 기관에 입학할 수 있게 되자 여자대학교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어요. 미국의 여대는 1986년까지 107곳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40곳 미만밖에 남지 않았어요. 1960년대부터 2010년대 사이에 90%의 여대가 문을 닫은 거죠. 많던 여대 중 일부는 남녀 공학이 되었고, 다른 일부는 기존 대학의 일부로 흡수되었어요.
왜 여대는 있고 남대는 없는지 물어보면 “20대 남자들이 남자만 있는 대학에 가겠냐?”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어요. 하지만 과거 모든 대학은 남자들에게 교육의 권리를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고등 교육은 남자들의 특권이었고, 여자들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여대가 따로 생겼어요. 하지만 점점 인식이 바뀌며 남자들만 다니던 대학은 남녀 공학이 되고, 여대는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는 추세죠.
이처럼 과거 교육은 남성 중심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모습은 현재 대학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학교 이름을 ‘까까’라고 한다면, 남학생들만 다니는 학교나 남녀 공학은 까까중학교, 까까고등학교인데, 여학생들만 다니는 학교는 까까여자중학교, 까까여자고등학교로 꼭 ‘여자’가 붙죠.
과거에는 남자만 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니 학교 이름에 ‘남자’를 굳이 따로 붙일 필요가 없었어요. 남자는 교육을 받고 여자는 집안일을 하던 남성 중심적 사회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제 세월이 지나 성별을 불문하고 인간으로서 교육을 받는 게 당연시되고 있고, 훌륭한 여성 리더들도 많은 세상이 되었죠. 지금은 명성이 높고 잘 나가는 여대도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대는 더욱 도태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요.
여러분은 현대 사회에 남녀가 분리되어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