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은 왜 스타에게 감정적으로 과몰입할까?

작성자 마인네

목차

  1. 우리가 스타에게 빠지는 이유
  2. ‘파라소셜 관계’라는 심리
  3. 나 대신 사는 사람, 스타
  4. SNS 시대, 감정의 거리도 0cm
  5. 과몰입이 남기는 빛과 그림자
  6. 마무리하며

1. 우리가 스타에게 빠지는 이유

누군가의 데뷔 영상에 눈물이 나고, 누군가의 군 입대 소식에 온종일 우울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유명인의 사생활에 기뻐하거나 분노하는 우리, 대체 왜 이토록 감정적으로 휘둘리는 걸까요? 단순히 “팬이니까”라고 넘기기엔, 이 현상은 놀라운 사회적, 심리적 복합작용이 숨어 있습니다.


2. ‘파라소셜 관계’라는 심리

1950년대 심리학자 호튼(Horton)과 월(Wohl)이 소개한 *파라소셜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는, 실제로 만나본 적 없는 사람과 마치 친구처럼 느끼는 감정적 유대감을 말합니다. 우리는 TV 속 배우나 유튜브 속 크리에이터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듯한 착각을 하며, 어느새 그 사람의 기쁨과 슬픔에 함께 흔들립니다. 특히 SNS와 영상 플랫폼은 이 일방적인 친밀감을 훨씬 더 쉽게 만들어주었죠.

“그 사람을 안 지 오래된 것 같아요.”
이 말이, 실제로는 본 적 없는 스타에게도 쉽게 나오는 이유입니다.
→ 참고: Horton & Wohl (1956), Mass communication and para-social interaction


3. 나 대신 사는 사람, 스타

스타를 좋아하는 이유는 꼭 그 사람 자체보다도, 우리가 **그들을 통해 보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투사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 확장(Self-expansion)’이라고 부르는데요. 예를 들어 내가 되고 싶었던 멋진 모습, 누리고 싶었던 삶을 스타가 대신 살아주는 것 같을 때, 우리는 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스타의 성공은 곧 내 성공처럼 느껴지고, 그들의 위기는 마치 내가 공격받는 것처럼 아프게 다가옵니다.
→ 참고: Aron et al. (1992), Inclusion of Other in the Self Scale


4. SNS 시대, 감정의 거리도 0cm

예전엔 스타를 TV에서만 볼 수 있었다면,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에서 ‘일상’을 접합니다. 댓글을 달고, 메시지를 보내고, 실시간 방송에서 채팅까지 하다 보면, 정말로 친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게다가 알고리즘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보여주며, 몰입을 부추깁니다. 팬 커뮤니티 안에서는 ‘우리는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 가족’ 같은 유대감도 생기죠.
→ 참고: Marwick & boyd (2011), Celebrity practice on Twitter


5. 과몰입이 남기는 빛과 그림자

이런 몰입은 때로는 큰 위로와 에너지가 되기도 합니다. 외로운 하루에 힘이 되어주고, ‘내 편이 있다’는 감정을 심어주는 건 팬 활동의 긍정적인 힘입니다. 하지만 너무 깊이 빠질 경우, 스타의 사생활을 통제하려 들거나, 비판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집단적 과잉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스타가 논란에 휘말릴 경우, 팬들은 큰 배신감이나 공허함을 겪기도 하죠. 결국 중요한 건 ‘건강한 거리감’입니다.


6. 마무리하며

스타를 향한 감정적 몰입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원래 이야기와 감정에 연결되고 싶어하는 존재이니까요. 다만, 감정의 방향을 잘 조절하지 않으면 그 애정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나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심은 소중하지만, 거리는 지켜야 오래 갑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과 건강하게 오래 연결되기 위해, 때론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는 연습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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