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타’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미슐랭 스타가 부여된 식당은 큰 인기를 얻고, 음식의 품질을 공히 인정받습니다. 모든 요리사들은 미슐랭 스타를 받는 것을 꿈으로 삼죠. 미슐랭 스타는 ‘미쉐린 스타’라고도 불리는데요, 그것은 미슐랭 스타의 시작이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타이어 회사는 어쩌다가 요리계의 상징이 된 것일까요?
미쉐린은 1889년 앙드레와 에두아르 형제가 설립한 타이어 제조 회사입니다. 당시의 단단한 고무 타이어와는 다르게, 이들이 제작한 공압 타이어는 더 부드러운 승차감과 더 나은 핸들링을 제공하는 데 기여했죠. 앙드레와 에두아르 형제는 1891년 탈부착이 가능한 자전거 타이어를 발명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이후 이들이 만든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가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미쉐린 타이어는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미쉐린의 역사는 이때부터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형제는 고객의 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여행지와 음식점 등 도로 정보를 소개하는 미쉐린 가이드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식당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슐랭 가이드의 시작이었어요. 이외, 미쉐린 타이어는 비행기 활주로를 건설하고, 항공기용 타이어를 개발하고, 자동차용 타이어를 보다 개선하는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타이어들을 출시하여 그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미쉐린 타이어의 귀여운 캐릭터가 만들어진 배경도 미쉐린 타이어의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비벤덤’으로, 미슐랭 형제가 한 전시회에 참여하여 타이어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본 후 거기서 영감을 얻어 처음 고안된 것입니다. 형제는 이것이 사람 같다고 생각했고, 오갈롭이라는 화가를 만나 비벤덤의 형상을 완성합니다. 비벤덤은 ‘길 위에 존재하는 모든 난관을 극복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이 포스터에는 비벤덤이 유리 파편이 가득한 잔을 들고 건배를 외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열악한 도로 사정에 구애받지 않는 튼튼한 타이어를 홍보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미쉐린 가이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책자는 미쉐린 타이어를 구매한 고객에게 무료로 배포되었어요. 지금의 미쉐린 가이드와는 달리, 초기의 가이드북에는 타이어 수리 지침, 자동차 정비 요령 등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음식점은 사실, 부수적인 요인에 그쳤어요. 지금은 음식점에 대한 평가가 가이드북에 자세하게 나와 있지만, 당시에는 단순히 음식점이 나열되어 있는 정도였죠. 하지만 1904년 발간된 벨기에 가이드를 시작으로, 프랑스 외 유럽 국가로 미쉐린 가이드가 퍼져 나갔습니다. 이후 가이드북에 7프랑의 가격이 책정되었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죠.
이와 같은 상황을 파악한 미슐랭 형제는 익명의 전문 평가원을 고용하여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평가하게 했습니다. 1926년에는 훌륭한 레스토랑에 별점을 부여하는 미쉐린 스타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유료 광고가 폐지되었어요. 처음에는 별 1개를 주는 것으로 시작된 미슐랭 가이드는, 이후 등급에 따라 별 3개를 가지고 별점을 부여했죠. 미슐랭 가이드는 전 세계 최고의 맛집 지침서로 자리를 잡았고, ‘미식가들의 성서’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 전담 요원은 평범한 손님으로 위장한 뒤, 일관된 기준으로 식당을 엄선하고 다시 이들 가운데 뛰어난 식당에 별점을 부여함으로써 등급을 지정합니다. 미슐랭 가이드의 비밀 평가원이 되려면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식음료 관련 학사 이상의 학위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호텔과 레스토랑 및 유관 사업에 10년 이상의 경력 등을 갖춰야 합니다. 이외, 매우 다양한 기준을 통해 미슐랭 가이드의 비밀 평가원이 선발됩니다.
평가 방식에 관하여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평가 방식은 아래의 규칙을 따릅니다.
- 평가원은 철저히 익명성을 유지한다.
-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일반 고객과 동일한 서비스하에 평가 한다.
- 음식값을 지불해 공정성을 유지한다.
-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모든 정보는 매년 재평가해 새롭게 갱신한다
평가 기준은 오로지 ‘요리’ 자체에 대한 평가이고, 식당의 분위기와 서비스는 평가 기준에서 제외됩니다. 그리고 맛에 대한 평가 기준은 다섯 가지이죠.
- 요리 재료의 수준
-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 요리에 대한 쉐프의 개성과 창의성
- 가격에 대한 합당한 가치
- 전체 메뉴의 통일성,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맛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한두 명의 의견이 별점 부여의 기준이 되지는 않고, 여러 명의 평가원들이 ‘스타 미팅’이라고 불리는 회의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별점이 부여된다고 해요. 평가원들의 만장일치가 있어야만 별이 수여되는데, 평가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릴 때는 더 많은 평가원을 동원해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쉐린 가이드에는 오로지 맛을 평가하는 미쉐린 스타 외, ‘빕 그루망’과 ‘더 플레이트’라는 평가 기준이 존재한다고 해요.
빕 구르망은 미쉐린의 마스코트 비벤덤이 입맛을 다시는 픽토그램으로 표시하는데요, 이는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상징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도시별로 구체적인 가격이 정해져 있어요. 유럽 지역의 경우에는 35유로고, 일본은 5,000엔, 미국은 40달러입니다. 서울에서는 평균 35,000원 이하의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에 한해 빕 구르망 식당이 선정됩니다.
더 플레이트는 ‘미쉐린 가이드 파리 2016’에서 최초로 선보인 카테고리로 ‘좋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에 부여됩니다. 이는 미쉐린 스타, 혹은 빕 구르망에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그해 가이드에 소개된 추천 레스토랑을 말해요.
추가로, 미쉐린과 미슐랭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미쉐린은 미슐랭으로 발음되기도 하는데요, 이는 프랑스어 발음을 따르느냐, 영어 발음을 따르느냐의 차이라고 합니다. 미쉐린 타이어는 한국에 진출할 때 한국어 상호를 미쉐린이라고 결정했으나, 회사가 발간한 가이드북이 ‘미슐랭 가이드’라고 불리기 시작하면서 조금 혼란이 일기도 했어요. 현재는 미슐랭과 미쉐린이 특별히 구분되지 않고 쓰이고 있습니다.
개인의 입맛은 서로 다르지만, 미쉐린 가이드는 분명 설득력 있는 기준을 제공합니다. 시간과 경제력이 허락한다면,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으로 오늘의 영상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