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11세 때엔 승마에 푹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는 평양미림승마구락부에서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총 386차례나 승마를 했고, 특히 1995년 한 해 동안 무려 149차례나 승마훈련을 했었죠.
승마의 즐거움도 전하고 싶었던지 김정은은 2012년 11월 미림승마장을 찾아가 “이곳에 인민을 위한 승마장을 지으라”라며 어떻게 지을지 그림까지 열심히 그렸고, 자세한 지시를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에게 내렸습니다.
그리고 마원춘은 다시 구체적 설계 지시를 북한군 설계연구소에 맡기게 되죠.
그런데 설계소장이 기초 도안을 살펴보고는 마원춘에게 “강풍이 센 이곳에 이 설계대로 지으면 자칫 지붕이 날아갑니다. 지붕 방향을 강과 반대로 돌려 앉히면 될 것 같은데 이런 의견을 좀 보고해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미림승마장은 대동강 바로 옆에 있어 겨울이 되면 강을 따라 강풍이 심하게 불어내려오는 곳이었죠.
마원춘이 듣고 보니 합리적 의견이기 때문에 “알았어. 내가 보고하지”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렇게 설계소장은 자기의 뜻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믿고 지붕을 반대로 돌려 앉힌 대로 건설을 시작하게 되었죠.
2012년 5월 건설이 한창이던 승마장에 김정은이 찾아는데.. “뭐야, 지붕이 왜 저 방향이야.”라며 극대노를 하게 됩니다.
당황한 마원춘은 자기가 직접 설명하는 대신 설계소장을 불렀고, 설계소장은 “여긴 강바람이 너무 셉니다. 바람에 지붕이 날아갈까 봐 뒤로 돌려 앉혀서….” 설계소장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김정은이 버럭 고함을 질렀습니다.
“이놈들이 누구 맘대로 설계를 뜯어고쳐. 이런 놈 필요 없어.”
그러고는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차를 타고 떠났고, 설계소장은 현장에서 호위사령부에 체포된 뒤 ‘1호 행사 방해죄’라는 죄명으로 다음 날 처형되었습니다.
김정은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건설이 잘 되는지, 그해 10월 완공될 때까지 무려 10여 차례 현장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승마구락부 지붕에 집착했던 이유는 완공이 된 뒤에 그가 했던 말에서 뒤늦게 밝혀지게 됩니다.
“저 지붕은 내가 위대한 수령님들께 드리는 충성의 경례를 형상화한 것이오”
지붕의 모양이 강 건너편 금수산태양궁전에 미라로 누워있는 김일성,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모양새라는 듯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