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시험을 보면 안전벨트가 첫 번째인 만큼 중요하죠.
차를 탈 때 안전벨트는 상식이지만, 생각해 보면 시내버스와 기차에는 안전벨트가 없어요.
매일 출퇴근길 이용하는 시내버스, 더는 못 들어올 것 같은데도 억지로 밀고 들어오고,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죠.
버스가 움직이고 멈출 때 서있으면 넘어질 뻔한 경우도 빈번해서 그렇게 안전하지는 않은데,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 안전벨트, 왜 없을까요?
버스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는 법적으로 예외 사항에 속하기 때문이에요.
국토교통부에서 시내버스는 안전벨트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와 있어요.
또한 이는 시내버스의 공간적 특성에서 비롯되었는데, 서서 가는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전부 채울 수 없고,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도 없어요.
버스 정류장 사이 거리는 평균 400~800M로 짧은 편이고, 아무리 멀어도 1km를 넘지 않는다고 해요.
정류장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버스는 신호의 통제를 받고, 다른 차량보다 빠르게 달리지 않아 대형사고 위험률이 상대적으로 낮고요.
또 한 두 정거장 이동해야 하는데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면 승하차 시 불필요한 시간만 낭비하게 되죠.
만약 시내버스에 안전벨트 착용과 설치를 의무화하게 된다면 입석 승객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서서 가는 승객의 경우에는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없기 때문에 탑승을 할 수 없게 돼요.
따라서 안전벨트의 의무화가 가능하게 하려면 전면 좌석제를 시행해야 하죠.
전면 좌석제를 시행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이 탑승하지 못하고 버스의 운행 횟수를 대폭 증가시켜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시내버스는 안전과 편의라는 두 가지 선택의 딜레마에서 편의를 선택하게 되어 안전벨트가 없는 거예요.
긴 시간 빠르게 달리는 광역버스에 좌석이 꽉 차면 더 이상 사람을 태울 수 없고 서서 간다고 해도 기사님이 단호박처럼 안된다고 하는 이유도 태우기 싫어서가 아닌 거죠.
그러면 시내버스보다 더 빨리 달리고 역 사이 거리도 먼 기차에는 왜 안전벨트가 없을까요?
기차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는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오히려 사망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에요.
2007년 영국의 철도 안전표준위원회(RSSB)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자가 약 6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해요.
기차 특성상 급발진/감속할 가능성이 낮은데, KTX와 같이 300km로 달리는 기차는 정차까지 70초, 3km를 더 가야 정지해요.
이처럼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제동거리가 길기 때문에 승객이 앞으로 튕겨져 나갈 확률이 낮고, 사고 시 구조 및 대피 상황에 안전벨트가 방해가 돼요.
기차 특성상 사고가 나면 압사로 인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전복 사고가 났을 때 안전벨트를 풀 수 없는 상황이거나, 시간이 지체될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요.
만약에 지나가는 20톤 대형 트럭과 충돌사고가 있어도 기차의 무게는 약 400톤 정도여서 차체가 충격을 흡수해 미미한 충격밖에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큰 피해가 없고, 부딪힌 대형 트럭 쪽이 훨씬 위험하죠.
기차는 안전벨트 없어도 크게 위험을 못 느끼지만, 시내버스는 해마다 버스 안에서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많다고 해요.
현실적인 이유에서 버스에 안전벨트를 만들 수 없는 만큼 기사님들이 승객을 더 생각해서 운전을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