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건배’, ‘짠’이라고 하면 가득 채운 술잔을 부딪칠 때 하는 말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죠.
술을 마셔본 사람 중에 건배를 안 해봄 사람은 없을 거예요.
원래 한국에는 없었고 외국에서 들어온 술 문화지만, 지금은 만국 공통이죠.
술잔을 부딪히는 행위는 흥을 돋우는 역할도 하고, 위로의 말을 전하는 등 술자리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되기도 하는데,
물 또는 다른 음료를 마시기 전에 건배를 하지는 않지만, 왜 술을 마시기 전에는 건배를 하는 것일까요?
건배를 하는 정확한 유래는 없지만 3가지 추측이 있어요.
<술의 인문학>의 저자 쇼너시 비숍 스톨은 술을 마실 때면 눈으로 보는 술의 색, 향, 맛, 입술에 닿는 감촉으로 인간의 네 가지 감각을 일깨운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소리를 통해 귀로 느끼는 것은 힘들죠.
그래서 술잔을 서로 부딪치며 나는 소리로 다섯 번째 감각을 자극하는 것이죠.
그렇게 오감이 모두 완성되는 것인데, 술에 부족한 청각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끼기 위해 건배를 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과거 중세 유럽에서는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상대방의 술잔에 독이나 마취약을 타서 독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독을 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잔을 세게 부딪혀 서로의 잔에 술이 넘나들게 했죠
이로써 독살의 의심을 없애고 안전을 확인했어요.
이 때문에 잔을 세게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더 큰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었어요.
중세시대 술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악마가 도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왔어요.
그래서 술잔에는 악마의 기운이 있거나, 술을 마시기 위해 입을 벌리면 악마가 몸속으로 들어온다고 믿었어요.
이럴 때, 술잔을 부딪치며 함성을 지르면 악마가 놀라 달아난다고 생각해, 술잔을 부딪치고 큰 소리로 함성을 질렀죠.
이런 이유로 일부 국가에서는 ‘건강’이라는 단어를 건배의 의미로 쓰고 있어요.
지금은 맞은편에서 같이 술을 먹어주는 사람이 술에 독을 탔다고 의심하지 않고 악마를 쫓으려고 건배를 안 하죠.
과거부터 해오던 행위가 지금은 자연스럽게 흥을 돋기 위해 하게 된 것 같아요.
술을 마시기 전 건배를 안 하면 허전하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