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 여성만 가슴이 부풀어나왔나

유방은 임신 기간 중 내부 조직이 발달해 모유를 생산하고, 새끼에게 영양분을 주는 역할을 하죠.
지구에는 5천 종이 넘는 포유류가 살고 있고, 포유류의 암컷은 모두 유방을 가지고 있어요. 포유류의 종에 따라 유방의 크기와 모양은 달라요. 그중에서도 인간 여성의 유방은 다른 포유류 암컷보다 크게 발달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죠.
인간 여성 외의 포유류 암컷들의 유방은 항상 발달되어 있지 않아요. 배란기와 수유기에 일시적으로 유방이 발달해 새끼에게 영양분을 줄 젖이 만들어지고, 젖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유방도 자연스럽게 사라지죠.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인간 여성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아요. 인간 여성의 유방은 수유기와 관련이 없는 사춘기 때부터 발달하기 시작하고, 임신과 수유가 끝났어도 그 크기는 계속 유지되죠. 나이가 들고 폐경이 진행되면 유선 조직이 점점 퇴화하고 체내 지방으로 바뀌어 탄력을 잃고 위축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포유류처럼 형체가 사라지지는 않아요.
왜 인간의 유방만 이렇게 다른 것일까요?

1987년 팀 카로(Tim Caro)는 어미가 여러 일을 동시에 수행하기 수월하도록 유방이 발달했다는 이론을 검토했어요.
진화 과정에서 인류는 서서히 털이 없어지고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아이는 더 이상 어미의 털을 붙잡고 매달리거나 등에 업히기 어려워졌어요. 이와 동시에 여성은 집안일을 하거나 먹이를 찾기 위해 이동하는 등 사회적 역할이 커지고 활동이 늘었죠.
그래서 여성은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아이의 엉덩이를 집는 방식으로 안고 다니기 시작했지만, 아이는 이러한 자세로 어미의 젖을 찾아 먹기가 더 어려워졌어요. 결국 여성의 유방은 아이가 젖을 붙잡고 먹을 수 있는 형태로 서서히 변하게 되었죠. 하지만 이 이론은 수유기가 지난 뒤에도 유방이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어요.

가장 일반적인 이론은 찰스 다윈(Charles Darwin)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고, 나중에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Desmond Morris)가 1967년에 쓴 책 “털 없는 원숭이(The Naked Ape)”를 통해 탐구되었어요.
모리스는 이 책에서 인간의 유방은 다른 암컷 영장류의 부풀어오른 엉덩이를 대체하고 성적 매력을 높이기 위해 발달했다고 말해요.우리의 조상들은 두 발로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여성의 성기가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문제를 직면했어요. 여성이 성적으로 성숙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방이 엉덩이를 모방해 발달하게 되었다는 가설이죠. 이 이론은 여성의 유방이 왜 사춘기 때부터 발달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있지만, 폐경기 이후에도 유방이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꼽히고 있죠.

인간 여성의 유방은 다른 포유류의 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포유류의 유방이 순수하게 새끼에게 영양분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인간 여성은 유방의 존재를 통해 자신이 여성임을 느낄 수 있고, 유방으로 이성을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게 되죠. 그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있어서는 여성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성감대의 기능도 함께 수행하죠.
아직까지 과학자들은 유방의 진화에 대해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요. 이처럼 다방면으로 연구되고 있는 유방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계셨나요?

Leave a Comment

콘텐츠 무단도용 감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