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994년 피처본 시절에 천지인을 개발해 기본값으로 설정했습니다. 천지인 자판은 ‘ㅣ, ·, ㅡ’ 세 개의 키만으로 모든 모음을 입력할 수 있는 독창적인 구조로, 크기가 작은 피처폰 시대에 매우 적합해, 휴대폰의 상징적 기능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당시 삼성의 천지인 자판은 경쟁사들의 자판보다 더 간편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삼성 휴대전화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까지 기여했습니다. 천지인은 2011년 스마트폰 한글 자판 국가표준으로 지정되었고, 애플도 2013년 iOS 7을 통해 천지인 자판을 도입할 만큼 한때 널리 사용되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2024년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기본 자판을 쿼티로 바꿨는데,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용자 조사 결과, 쿼티 자판이 사용자들에게 더 친숙하고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러한 점을 반영해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기본 자판을 변경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천지인은 이제 시대에 뒤처진 것으로 여겨지며, 점차 뒷자리로 밀려난 건데, 이는 한글 자판에서도 세대 간 차이가 생긴 것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천지인의 인기는 스마트폰의 발전에 따라 서서히 줄어들었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터치 패널이 널리 보급되면서 쿼티 자판은 빠르게 자리 잡았죠. 천지인은 한 손으로 입력하기에 편리했지만, 입력 타수가 많아지고 쿼티 자판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물론 쿼티자판도 손가락이 두꺼운 사람들에게는 오타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어려서부터 컴퓨터, 노트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쿼티 자판이 친숙하고, 천지인이 낯설죠. 자연스럽게 쿼티(QWERTY) 자판에 익숙한 이들은 천지인 방식을 두고 낯설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자판처럼 느껴지게 된 거예요.
박 아무개군(19)은 “천지인 자판을 보면 ‘아빠가 사용하는 자판’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내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낯설게 느껴진다”라고 말했고,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 아무개(20)씨도 “스마트폰이 들어오면서 쿼티 자판으로 바뀐 건데, 천지인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옛날 피처폰부터 사용했던 사람’으로 인식돼 실제보다 나이 들어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30년 동안 삼성 휴대전화를 사용해 온 박모 씨(58)는 “천지인 자판만 사용해 왔기 때문에 쿼티 자판으로 바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쿼티는 자판이 작아서 불편하다”라고 말했죠. 여러분이 쓰고 있는 자판기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