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어쩌다가 하게 되었을까?

‘파이팅’ 혹은 ‘화이팅’ 일이 힘들 때 힘내라는 말로 쓰이거나 운동 경기 때 많이 듣게 되는 말 이죠. 영어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싸움을 유도하는 듯 한 느낌이 드는데, 영어로 싸운다의 파이팅이 왜 응원할 때 쓰는 말이 되었을까요?

과거 1919세기말20세기 초반 영국에서 선수들의 투지 관련해  파이팅 스피릿트(Fighting spirit)라는 말을 자주 썼고,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는데, 한국의 경우 1960년대 중 후반 신문에는 축구, 야구, 농구 등등 스포츠 경기에 파이팅 스피리트를 사용한 기록이 남아있어서 스포츠가 인기를 끌던 시점부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그래서 적과 싸운다는 ’Fight‘가 아니라 ‘투지를 발휘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거죠.
 
선수들의 투지 관련해서 파이팅 스피리트라는 외국어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이 단어를 시간이 흐르면서 파이팅으로 사용하게 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어요.

응원하는 쪽에서 ‘파이팅’ 또는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 쪽이 맞는 표현일까요? Fighting은 Fight가 표준어이기 때문에 ‘파이팅’을 사용하는 게 맞아요.

그렇다면 ‘화이팅’은 어쩌다 사용하게 된 것일까요?
일본에서 응원할 때 사용되는 말 화이또(ファイト)가 한국에서 발음하기 편한 화이팅으로 변형되었다는 게 가장 많이 알려진 추측이에요.
그런데 화이또 앞에 글자(ファ)는 파(fa) 소리가 나서 일본어로도 원래는 ‘파’가 맞아요.
애초에 화이또는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잘 쓰지 않는 말이고, 간바레(がんばれ)라며 응원한다고 해요.
 
국립국어연구원 말 다듬기 위원회는 2004년 당시 ‘파이팅’이 당최 국적불명의 용어였기 때문에 고치려고 했는데, 영어권에서는 응원구호로 “고 포 잇”(Go For it!) 혹은 “킵 잇 업”(Keep it up!) 정도의 말을 사용하고 있어서 파이팅”(Fighting!)은 비록 영어식 표현이기는 하지만, 어느 나라에서도 그 뜻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였기 때문이죠.
 
우리말 대체어를 공모한 결과로 ‘아자’를 사용할 것을 제시한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여러 매체를 통해 ‘아자 아자’라는 표현이 크게 부각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아자와 파이팅을 합쳐 자연스럽게 ‘아자 아자 파이팅’이라며 응원을 하게 되었어요.
한번 굳어진 언어습관을 바꾸기란 참 어렵다는 사례 중 하나가 된 것이죠. 
여러분은 응원하 때 파이팅 말고 다른 말을 사용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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