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천문학자이자 가톨릭 사제인 조르주 르메트르(1894~1966)는 1927년 허블의 법칙과 거의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인물이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기반해 우주가 고정돼 있지 않으며 팽창한다는 가설을 제시하면서 은하들의 거리와 속도 등을 측정한 결과를 제시했다.
허블보다 2년이 빨랐음에도 르메트르 대신 허블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르메트르의 논문이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학술지에 발표된 데다 프랑스어로 쓰인 탓이 컸다.
사실 ‘빅뱅’이라는 말은 르메트르가 발표한 이론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사용한 단어였다.
르메트르가 어느 순간 작은 점에서 발생한 대폭발로부터 우주가 시작됐다는 가설을 발표하자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은 BBC 라디오에서 이를 비꼬는 의미로 “그럼 빅뱅이라도 있었다는 거냐”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르메트르의 이론은 빅뱅이론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