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를 돌아다녀도 돈이 있습니다.
돈의 종류로는 지폐와 동전이 있죠.
미국과 유럽에서 쓰는 동전을 한국의 기업이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정확히는 소전을 만들고 있는 것인데, 소전은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동전의 원판을 말해요.
단순해 보이는 소전 제조 기술에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최첨단 합금기술이 집약돼 있습니다.
이 기업의 이름은 풍산, 1970년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소전 제조업체로 지정받았는데, 이 시점부터 생산된 한국 동전은 모두 풍산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요.
풍산은 비철금속, 방위산업, 정밀산업 분야 기업인데, 소전 생산은 비철금속 사업 분야의 하나입니다.
1973년 대만을 시작으로 1997년에는 미국과 호주까지 수출을 넓히게 되는데, 유럽은 조금 까다로웠다고 해요.
좀처럼 열리지 않았던 유럽 소전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1999년 1월 1일 유로화가 탄생하면서부터인데, 1997년에 이 기회를 풍산에서 잡았어요.
처음에 유럽 중앙은행들은 아시아의 회사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품질과 배로 한 달 이상 걸리는 물류의 한계가 악재였다고 합니다.
그전부터 풍산은 유로화 동전을 위해 구리·아연·알루미늄·주석 등 네 가지의 비철금속을 섞어 만든 4원 합금, 노르딕 골드를 만들고 있었어요.
노르딕 골드는 원래 핀란드의 업체에서 처음 만들어졌는데, 기술적 문제로 대량 생산에 실패하고, 풍산에서 대량 생산화에 성공한 거예요.
그렇게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11개국이 줄줄이 풍산과 계약을 맺게 되었고 지금은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소전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시장의 점유율 50%를 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현금 사용량이 점차 줄고 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