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빠질 수 없는 팝콘,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안 먹으면 섭섭하죠.
영화랑 팝콘, 생각해 보면 팝콘이 아니고 다른 과자를 먹어도 크게 상관없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 팝콘을 압도적으로 많이 먹어요.
영화관이 아닌 장소에서 우연히 팝콘을 먹게 돼도 영화관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죠.
이런 팝콘은 언제부터 먹었고, 어쩌다 영화관의 대표 간식이 되었을까요?
팝콘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의 주식이었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정말 옛날부터 먹었는데, 1948년과 1950년 미국 뉴멕시코의 ‘Bat Cave’라는 동굴에서는 약 5,600년 전에 만들어진 팝콘이 발견되기도 했어요.
수분함량이 높은 옥수수를 통째로 꼬챙이에 꿰아 불에 구우면서 튀겨먹거나, 낱알을 불 안에 던져 튀겨낸 다음 먹었다고도 해요.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먹어온 음식이라고 할 수도 있는 거죠.
팝콘이 실제로 알려지게 된 시기는 16세기,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는 팝콘으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원주민으로부터 구입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에르난 코르테스라는 에스파냐의 탐험가도 팝콘으로 만든 부적 목걸이를 원주민들이 제사 때 사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요.
미국인들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무렵 처음 팝콘을 접하게 돼요.
1621년 최초의 추수감사절 만찬에 참석한 콰데키나 인디언 부족추장 미소이트의 동생이 사슴 가죽으로 만든 가방에 팝콘을 가득 담아 유럽인들에게 선물한 것이 그 시초인데, 원주민들은 팝콘을 간식의 개념이 아닌 양식의 개념으로 선물했다고 해요.
또 당시 원주민들은 영국 이주민을 만날 때 팝콘을 평화의 징표로 사용하기도 했죠.
이렇게 서양 전역으로 전해진 팝콘은 아메리카 원주민뿐만 아니라 초창기의 미국 개척민들에게도 하나의 중요한 식량으로서 자리 잡았어요.
팝콘은 19세기에 미국에서 팝콘 대량생산기계를 만들어내게 되며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돼요.
1885년, 찰스 크레터라는 제과점 주인은 팝콘 기계를 발견하게 되는데, 찰스 크레터는 어느 날 땅콩 굽는 기계를 구입하고 하필 기계가 불량이었는지 땅콩이 제대로 구워지지 않자 디자인도 바꾸고 여기저기 손을 보게 되는데, 그러자 땅콩이 구워지는 대신 팝콘이 튀겨졌죠.
찰스 크레터는 새로운 용도의 기계를 ‘시카고 박람회’에 출품하게 되고, 이 팝콘 기계 덕분에 거리에는 팝콘을 파는 노점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과 달리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팝콘은 대중적인 간식으로 인식되지 못했어요.
팝콘은 간식이 아닌 하나의 식사로 받아들여졌죠.
그냥 집어먹거나, 우유에 말아서 설탕을 타 시리얼처럼 먹었어요.
실제로 켈로그 박사가 최초의 콘플레이크를 발명하기 전까지 미국에서는 팝콘을 우유에 말아먹었다고 하죠.
미국에서 영화 산업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이고, 1920년대 무성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은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어요.이 당시에는 사탕이나 과자 같은 간단한 간식을 들고 영화관에 가서 먹었죠.
팝콘은 길거리의 저렴한 싸구려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당시 영화관 문화는 대극장처럼 격식이 있는 고급문화로 여겨져서 팝콘은 격식에 맞지 않는 음식이라 여겼고, 가장 큰 문제로 영화관 바닥이 값이 비싸고 청소가 힘든 융카페트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팝콘은 금기시했어요.
하지만 1929년 대공황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저렴한 팝콘의 소비가 점점 늘어나게 됨과 동시에 영화 관람객 수가 줄어든 영화관에서는 팝콘 취식을 점점 허용하게 돼요.
때마침 영화가 유성 영화로 발전되면서 극장은 문맹을 포함하여 더 많은 관람객층을 확보할 수 있었고, 한 봉지에 5~10센트 가격의 팝콘은 관람객들에게 작은 사치로 자리 잡았어요.
극장 운영자들은 수익 창출을 위해 팝콘 판매에 열을 올렸죠.
몇몇 극장주들은 여전히 팝콘을 만들면 생기는 기름과 먹고 난 자리에 남아있는 팝콘으로 영화관이 더럽혀지는 걸 싫어했지만 팝콘을 못 먹게 하는 영화관은 인기가 없었는데, 문을 닫아야 할 정도에 이르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허용을 했죠.
그리고 영화관 팝콘 문화가 생기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2차 세계대전이에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주요 설탕 공급지는 필리핀과 하와이였는데,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게 되고, 필리핀을 차지해 버리자 설탕 물량이 급속도로 줄어버리게 되었죠.
미국 본토로 들어오는 설탕 공급량은 전쟁 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고, 과자나 사탕과 같이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간식들의 생산이 감소했어요.
이때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팝콘은 정상적으로 생산이 가능했고, 자연스럽게 미국에 인기를 끌었고 국민간식이 되었어요.
이후 영화관에서는 팝콘을 먹는 문화가 자리 잡히게 되었고, 이 문화가 해외로 퍼져나가게 되면서 팝콘도 덩달아 글로벌 간식에 등극하게 되었죠.
우리나라도 이 문화에 영향받아 자연스럽게 영화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팝콘을 먹게 되었다고 해요.
이제는 영화관에 팝콘 말고도 여러 간식이 팔고 있지만, 그래도 팝콘이 당연히 가장 인기가 많죠.
집에서도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팝콘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